인생에는 정말 중요한 가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관계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순전히 사랑하는 취미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그 가치를 가장 순수하게, 가장 우선순위로 간직하며 살기는 힘들기 때문에, 때로는 다른 사람의 순수한 열정을 보면서 감동하고 새 힘을 얻곤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늘 깊은 감동을 주었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오랜 시간 시즌을 거듭해오다 현재는 방영하지 않는 JTBC '히든싱어'입니다. 오늘은 제가 '히든싱어'를 어떻게 봤는지, 왜 '히든싱어'를 좋아했는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히든싱어'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히든싱어'는 약 6명의 일반인이 전설적인 가수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모방하여, 누가 진짜 가수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노래하는 모든 사람은 작은 코인 노래방 같은 부스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고, 매 라운드가 종료되면 한 명씩 또는 한꺼번에 무대 설정에 맞춰 등장합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정말 많은 뛰어난 가수들이 출연했습니다.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휘성부터 거미, 이재훈, 이은미, 김연우, 이수영 등 보컬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꽤 많이 거쳐갔습니다.
언젠가 꼭 한 번 방청을 가고 싶을 정도로, 현장에 있는 패널들도 진짜 가수를 맞추기 어려워했습니다. 매회 시작할 때마다 기대 이상으로 실력 있는, 원가수와 너무나 비슷한 일반인들이 나와서 방청객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저 또한 자신 있게 몇 번 맞춘다고 했으나 틀려서 소름끼치도록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가수 당사자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실제로 많은 가수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너무 비슷한 일반인의 목소리를 듣고 놀라거나, 그것을 듣느라 자기 파트를 놓칠 뻔한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히든싱어'가 매력적인 이유: 실력자들의 무대, 추억 공유, 감동적인 팬심
저는 '히든싱어'가 매력적인 이유를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실력자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무대를 한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노래를 듣기 좋아하고, 그들이 여럿 모여 있으면 그 감동은 배가 됩니다. '히든싱어'에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사람들이 경합을 하는 것이므로, 심지어는 원가수와 함께 대결하는 것이므로, 노래 하나만으로도 굉장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따라서 그렇게 함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이 프로그램에 초대되는 가수들은 전설적인 가수들입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노래와 노력, 업적들이 쌓여 유명세를 얻었고, 그것을 따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기 나오는 사람들의 노래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던 노래들이 대부분입니다. 제 경우 정말 좋아했던 휘성이나 이재훈은 말할 것도 없었고, 제가 잘 모르는 가수들에 대해서도 한 곡 정도는 꼭 알게 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히든싱어' 프로그램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청자 개개인의 추억을 함께 되짚는 경험이 되었을 것이고, 그 추억을 공유하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출연자들이 가수에게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존경심과 팬심에서 오는 감동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노래를 사랑하는 만큼 이미 성공적인 업적을 쌓은 가수들에 대해 진정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대회 안에서 함께, 심지어 노래를 부르면서 드러나는 것을 보면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최정상급 가수들도 자신을 이렇게까지 사랑하고 존경하는 팬들을 보면서 다시 심기일전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방송이라고 꾸며낼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히든싱어'만이 가지는 굉장한 강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가치를 알아보고, 어떤 사람을 존경하며 살아갈까
'히든싱어'가 보여주는 교훈은 우리에게 더 큰 개념의 메시지를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야든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어느 분야든 먼저 어떤 경지에 도달하여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업적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알아볼 줄 압니다. 그들이 어떤 노력을 했을지, 이미 그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면 알기 때문입니다.
비록 음악이나 가수처럼 팬심으로 표현되지 않을지라도, 삶의 많은 영역에서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존경할 수 있는 많은 관계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히든싱어'에 대해 정리하면서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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