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와 TV 리뷰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시즌2 (두뇌게임, 감옥 매치, 연합 논란)

by beatnotes 2025. 6. 8.
반응형

2025년 5월,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데스룸(시즌2)’이 공개되며 다시 한 번 두뇌 서바이벌 붐을 일으켰습니다. 14명의 참가자가 폐쇄된 공간에서 6박 7일간 메인 매치와 감옥 매치를 반복하며 최후의 1인을 가리는 이 프로그램은 화려한 연출, 확장된 게임 설계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감옥동 불균형, 우승자 논란 등 다양한 비판에도 직면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시즌2의 구조적 완성도와 그 한계, 그리고 플레이어 각각이 남긴 명장면을 통해 시리즈의 성과와 반성을 함께 짚어봅니다.

 

데블스플랜 데스룸 포스터

 

고도화된 게임 구조, 그러나 무너진 균형

시즌2는 시즌1보다 훨씬 더 고도화된 설계를 자랑했습니다. 1000평 세트, 150대 이상의 카메라, 1000:1 경쟁률을 뚫은 참가자 구성 등 물리적/구조적 완성도는 전작을 능가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게임이 시작되고 나서는 오히려 균형이 무너진 구조가 드러났습니다. 첫 번째 메인 매치 이후 생활동과 감옥동 구도가 고착화되었고, 감옥동은 매일 탈락 압박을 받으며 전략적인 선택이나 협상 여지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감옥 매치는 승자 1인만 피스를 받는 구조라서, 감옥동은 생존보다 소모전의 전장이 되며 희망이 사라진 공간이 되었고,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극한 상황의 재현은 좋았지만, 반전은 없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생활동에서의 히든 스테이지 보상은 참가자 개인이 원할 때 오픈 가능하다는 점 외에 반전 장치로 기능하진 못했습니다. 결국, 우위에 있는 플레이어는 계속 유리했고, 하위 플레이어는 탈락 외 선택지가 사라졌습니다.

 

정현규 연합의 논란: 게임인가 인간관계인가?

시즌2의 가장 큰 논란은 정현규, 규현, 윤소희 중심 연합의 전개 방식이었습니다. 이 세 사람은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연대를 구축했고, 이후 대부분의 게임에서 이 연합이 중심이 되어 흐름을 결정지었습니다. 문제가 된 지점은 윤소희와 규현이 정현규를 위해 의도적으로 불리한 선택을 감수하거나, 생존 가능성이 있음에도 우호적 결정을 반복한 장면들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면서였습니다. 서바이벌 예능의 핵심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경쟁 구조”인데, 시즌2에서는 오히려 정서적 유대가 게임을 좌우하는 결과가 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최종 게임에서 동일한 코인을 베팅하여 교착 상태가 되자, 100%의 승률을 가진 윤소희는 50%의 승률을 가졌던 정현규에게 기회를 양보하게 되는데요. 정현규는 이후 우승자로 등극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우승자가 축하받지 못한 최초의 시즌”, “윤리적 결단이 게임을 희생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즌2는 게임성보다는 인간관계의 드라마로 기억되는 결과를 남겼습니다.

 

감옥동의 진짜 서바이벌: 손은유와 최현준

불리한 구조 속에서도 극적인 생존을 일궈낸 플레이어들 중 대표주자가 바로 손은유입니다. 감옥 매치에 가장 자주 등장했지만, 매번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며 감옥동의 ‘여왕’으로 불렸습니다. 심리적 불안, 전략적 긴박함 속에서도 침착한 판단과 뛰어난 눈치를 보여주며,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플레이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습니다. 손은유는 감옥동이 보여줄 수 있는 생존 본능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준 캐릭터였으며, 단순히 오래 살아남은 것을 넘어 “의미 있게 살아남은 인물”로 회자됩니다.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은 최현준의 감옥 미션 수행 성공입니다. 극단적 심리 압박 속에서 주어진 개인 미션을 성공시킨 그는, 단순히 승패를 떠나 몰입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줬습니다. 승산이 낮은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집중하고, 자기 자신과 싸워 이겨낸 순간은 감옥동이라는 공간에 유일하게 남은 희망을 보여준 장면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승자가 아니었지만, 서바이벌 정신을 가장 진실하게 구현한 인물 중 하나였습니다.

 

진심으로 게임에 임한 사람들: 이세돌, 강지영, 김하린

비록 감옥동에서 생존한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참가자들은 게임을 진심으로 즐기고, 끝까지 자신의 색을 지킨 인물로 기억됩니다. 이세돌은 전설적인 바둑기사라는 타이틀을 벗고, 진심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게임 자체에 열광하고, 승패보다는 승부의 미학을 보여준 그의 모습은 서바이벌 예능이 얼마나 깊이 있는 장르가 될 수 있는지를 입증한 사례였습니다. 강지영은 시즌2의 ‘상식과 정의’를 대표한 인물이었습니다. 연합이나 세력 싸움에 휘둘리지 않고, 늘 자신의 판단에 따라 목소리를 냈습니다. 특히 저스틴 민과 보여준 인간적인 상호작용은 냉혹한 판 속에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정의로운 선택을 관철시키면서도, 감정을 숨기지 않는 플레이로 시청자에게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왜 필요한지를 증명한 존재였습니다. 김하린의 눈물어린 마지막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울림 있는 발언으로 남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해야 하는 일에 바쁘게 살아왔으나, 데블스 플랜은 삶에서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즐거웠다.이 말은 비록 탈락자였지만,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을 통해 개인의 진심이 어떻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데블스 플랜2’는 완성도 높은 외형과 기획을 갖췄지만, 설계 구조의 한계와 연합 중심 전개로 인해 서바이벌 예능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플레이어가 만든 다양한 서사는 많은 시청자에게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반응형